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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oteric | [리뷰] 에소테릭 인티앰프 F-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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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인티앰프, 네 가지 스펙

현재 많은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들은 매년 꾸준히 라인업을 재편, 확장 시키고 있다. 대게 트랜스포머 용량을 키우거나 출력단 전류 전송능력을 확장하거나 댐핑 팩터, 전 고조파 왜곡율(THD)를 상승시킨다. 그리고 가격은 상당히 큰 폭으로 상승한다. 이런 스펙 전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스펙 자체의 특성 상승이 실제 청감상 성능으로 확인될 수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미 S/N 비, THD 등은 충분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지 스펙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음질적 요소들이 다수 있는데 스네어 드럼의 질감, 말로는 표현할 단어를 찾기 힘든 바이올린의 끊일 듯 말 듯한 진행과 촉감 등은 스펙으로만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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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소테릭 인티앰프 F 시리즈


최근 출시된 에소테릭 인티앰프를 분석해보면 과연 어떤 것이 우선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기본적으로 플래그십 라인업인 F1을 필두로 F-03A, F-05 그리고 제일 막내기종인 F-07 등 총 네 개 라인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되었다. 대중들은 아마도 이들의 스펙을 비교하면서 어떤 것을 택할지 고심에 빠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최상위 그란디오소(Grandioso)라는 플래그십 대중화의 일환으로 인티앰프 F1을 출시했다. 그리고 이를 잇는 하위 모델들은 에소테릭 브랜드로 출시되며 인티앰프 라인업을 완성했다.



F1 & F-03A vs F-05 & F-07
F-03A는 F1의 트리클 다운(Trickle Down) 효과를 톡톡히 본 제품이다. 출력은 동일하게 8Ω 기준 30W, 4Ω 기준 60W이다. 두 제품 모두 A 클래스 증폭 방식에 소출력을 채택하여 선형적인 출력과 전류 전송률을 확보한 고급 설계를 사용했다. 한편 F1이 상위 제품임에도 S/N 비는 F-03A가 소폭 높다. 실제 청감상 느껴지는 음질은 F1이 명백히 더 훌륭하다. 쌍둥이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성능을 테스트해보면 스펙이 전혀 알려주지 않는 음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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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란디오소 F1 인티앰프


다음으로 F-05와 F-07은 AB 클래스 군으로 F1, F-03A 커플과 대비되는 또 다른 커플이다. 기본적으로 AB 클래스인 것이 특징이며 S/N 비가 110dB로 동일하고 댐핑 팩터는 370으로 똑같다. 이 수치가 재미있는 것이 대게 댐핑팩터가 클수록 스피커 유닛 핸들링 능력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최상위 그란디오소 F1의 댐핑팩터가 하위 세 개 모델보다 더 낫은 100에 불과하다. 실제 청감상 선형적인 증폭 특성은 F1이 압도적으로 좋다.



에소테릭 F-07 인티앰프
그렇다면 F-07은 어떤 앰프일까? 출력은 F-05가 8Ω 기준 120W, 4Ω 기준 240W였던 것과 달리 
8Ω 기준 100W, 4Ω 기준 170W로 8Ω 기준에서는 20W 소폭 줄었다. 4Ω 기준에서는 선형적이었던 F-05에 비해 170W라는 수치에 머문다. THD는 0.001% 차이로 청감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외에 S/N 비와 댐핑 팩터는 110dB, 370 등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하지만 무게가 다르다. F-05이 32kg이었다면 F-07은 여기서 약 5kg 가까운 무게가 빠진다. 이것은 F-05와 F-07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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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소테릭 F-07 인티앰프


F-07은 F-05와 거의 유사한 설계와 기능을 가진 앰프로 섀시부터, 소재 그리고 프리단 등이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출력단에서 기존에 연속 17A(순간 34A) 정도의 전류치를 가지는 대형 바이폴라 LAPT 트랜지스터를 사용했다면 F-07은 연속 15A(순간 30A)정도로 소폭 줄였다. 그리고 이 소자들을 활용해 3단 달링터 회로를 구성하고 세 번째 드라이브 스테이지를 총 세 개의 병렬 푸시-풀 형태로 구성했던 F-05에서 두 개의 병렬 푸시-풀 출력단으로 변경했다. 출력단의 축소는 전원부 용량에 여유를 줄 수 있게 해주었다. 940VA 용량의 EI타입 트랜스포커에서 633VA 용량으로 낮추었다. 그러나 커패시터 뱅크의 정전용량은 상위 F-05와 동일하다. 10,000μF 용량 커패시터 네 개를 듀얼 모노 형태로 구성해 오히려 출력 대비 여유 있는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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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루미늄 절삭의 고급 노브를 채용했다
 
프리앰프 부문은 거의 모두 F-05와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풀 밸런스 방식 설계로 노이즈 등 신호 순도를 해치는 요소들에 영향이 적으며 임피던스 자체가 낮아 신호 증폭에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 듀얼 모노 회로도 상위 제품과 동일한 컨셉 중 하다다. 프리앰프에서 출력된 신호를 파워앰프까지 좌/우 채널을 완전히 나누어 전송한다. 당연히 좌/우 채널 전송, 증폭에 있어 개별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채널 간 신호 간섭이 적다. 시쳇말로 채널 분리도가 탁월할 수밖에 없는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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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륨단은 에소테릭의 QVCS를 사용한다

프리앰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자 음질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볼륨단은 에소테릭의 전매특허 QVCS(Quad Volume Control System)가 적용되어 있다. 최상위부터 최하위 F-07까지 일관되게 적용된 볼륨으로 좌/우 신호는 물론 각 채널의 +, - 를 각각 따로 독립된 서킷으로 구성해 연동시키는 고정밀 볼륨 타입이다. 총 네 개의 순수 아날로그 볼륨단은 각각 래더 저항 전환 방식으로 작동하며 이런 방식은 톤 컨트롤 부분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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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톤 조절 노브도 고급스럽다
 
노브 또한 고정밀 가공을 통해 완성된 볼 베어링을 사용한 것으로 중심 흔들림 없이 부드러운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톤 컨트롤 회로는 F-07에서 축소되어 저역과 고역만 조절 가능하다. 이 또한 볼륨 서킷처럼 좌/우 그리고 각각의 +, - 신호를 별도로 구성해 듀얼 모노, 밸런스 설계로 만들었다. 이 외에도 ‘Ultra-Low-Noise Logic Control’ 개념을 도입, 무척 예민한 음악신호의 전송 경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제어계통 회로를 치밀하게 절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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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07 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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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07의 각종 입출력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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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커 터미널


F-07의 전체적인 설계는 F-05와 거의 판박이다. 하지만 출력단 규모와 함께 전원 트랜스포머 용량 축소 그리고 톤 컨트롤 축소 등의 차이도 분명하다. 이 외 고음질을 위해 구석구석 심도 깊은 설계를 이루어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가격 대비 성능은 아마도 네 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중에서 가장 상위에 랭크 시킬 만 한 구성이다. 하나 더 첨언하자면 MM/MC 포노단 및 고품질 헤드폰단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DAC 옵션보드를 창작할 수 있다. 슬롯형 옵션 보드 ‘OP-DAC1’은 PCM 32bit/384kHz 및 DSD 11.2Mhz 포맷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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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옵션보드 슬롯에 장착할 수 있는 OP-DAC1


셋업&리스닝 테스트
시청은 오디오스퀘어 메인 시청 룸에서 이루어졌다. 스피커는 망거(Manger) MSS P1 스피커를 매칭했고, 소스기기는 에소테릭 K-07X를 활용했다. 더불어 OP-DAC1 옵션 보드를 장착하여 DAC의 성능도 테스트했다. 2웨이 방식 플로어스탠딩 P1 스피커는 4Ω 기준 89dB에 40Hz부터 40kHz 까지 재생 가능한 중형급 패시브 스피다. 망거의 독특한 유닛을 채용한 스튜디오 모니터 타입 스피커로 매우 높은 해상력과 전반적으로 매우 평탄한 대역 밸런스를 가진 스피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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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거 P1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결과적으로 말해 K-07은 P1의 정교한 스튜디오 모니터 타입 사운드에 에소테릭의 특성을 그대로 심어 넣는다. 더불어 단단한 응집력과 넓은 입체감, 화사한 고역 해상력이 그대로 거울처럼 투영되어 들린다. 예를 들어 밥 영거의 ‘Change is gonna come’(CD)같은 곡에서 심벌 소리는 청량감 넘치게 반짝인다. 전반적으로 고역 쪽이 돋보이는 토널 밸런스인데 보컬의 음결이 군더더기 없이 무척 맑으며 밝다. 스피커의 경우 거의 착색이 드러나지 않지만 그 이유로 에소테릭의 특성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배경은 깨끗한 편이며 보컬 포커싱이 마치 하얀 캔버스 위에 똑 떨어지는 물감처럼 정확하다. 특히 생생한 고역의 개방감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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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벌 소리는 청량감 넘치게 반짝인다. 전반적으로 고역 쪽이 돋보이는
토널 밸런스인데 보컬의 음결이 군더더기 없이 무척 맑으며 밝다."

 엘머 올리베이라가 LA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비발디 사계 중 겨울 1악장을 SACD로 들어본다. 음색적으로는 마치 분해력이 뛰어난 에소테릭 SACD 플레이어 같은 느낌과 거의 유사한 톤의 소리다. 해상력이 탁월하며 각 악기들의 미세한 기척도 숨김없이 포착해 표현해낸다. 온도감을 기반으로 느슨하게 너울거리는 음색과는 정 반대편에 서 있다. 빠르고 순발력 있게 치고 빠지는 민첩한 동적 특성과 다이내믹스를 보인다. 약간 가볍거나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구조적인 해석이 중요한 클래식을 잘 풀어낸다. 마치 엉켜 있는 실타래를 기계적으로 풀어내는 듯 동적 구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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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력이 탁월하며 각 악기들의 미세한 기척도 숨김없이 포착해 표현해낸다.
온도감을 기반으로 느슨하게 너울거리는 음색과는 정 반대편에 서 있다."

 팝, 록 음악에서도 정교하게 기계적인 느낌에 약간 학구적인 스타일의 재생음을 들려준다. 예를 들어 퀸의 ‘Under pressure’(CD)같은 록 넘버에서 일렉트릭 베이스는 에지가 선명하며 무척 타이트고 당당하다. 이후 노래가 시작된 이후 기타와 드럼이 가세한 이후에도 각 악기들은 공간을 오가며 완전히 분리되어 들린다. 어설프게 악기가 마스킹되거나 뭉쳐 에너지감이 넘치는 것처럼 들리는 앰프도 있다. 하지만 F-07은 낱개로 분리된 악기들이 일사불란하고 역동적이다. 어떤 진하고 풍윤한 느낌보다는 날쌔고 타이트하며 명료한 특징들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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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베이스는 에지가 선명하며 무척 타이트고 당당하다.
기타와 드럼이 가세한 이후에도 각 악기들은 공간을 오가며 완전히 분리되어 들린다."


옵션보드 OP-DAC1의 성능은 K-07X와는 조금 다른 성향을 보인다. 물론 음원과 CD라는 포맷의 차이도 존재한다. 그 차이는 특히 대편성 클래식 레코딩 등 다중 악기들이 출현할 때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안드리스 넬슨스의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96kHz/24bit FLAC)을 들어보면 고해상도 고역이 화사하면서 산뜻하게 뻗는다. 매우 넓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입체감이 매력적이다. 반대로 진한 컨트라스트 대비 표현이나 육중한 무게감은 덜하다. 시종일관 강력한 아티큘레이션과 음영이 빠르게 교차하는 기민한 프레이징 등에서도 일체의 머뭇거림이 없다 마치 레코딩의 미시적, 거시적 다이내믹스 및 동적 구조를 컴퓨터로 분석해 풀어내는 듯 긴장감과 적막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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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고역이 화사하면서 산뜻하게 뻗는다.
매우 넓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입체감이 매력적이다."

 
총평
에소테릭은 이제 그란디오소라는 이상을 더욱 더 다채롭게 구현해내고 있다. 절대적인 가치와 엄청난 소자 투입 및 새로운 기술적 업적을 남김없이 투자했던 그란디오소였다. 앰프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라인업 구축과정은 그란디오소라는 최상위 분리형에서 소환한 기술을 중심으로 한다. 이로써 그란디오소 F1이 탄생했고 쌍둥이 같은 F-03A가 태어났다. F-07은 F-05와 함께 그란디오소 혈통을 간직한 채 출력은 높이고 AB 클래스 증폭을 선택해 그 용도를 분리했다. 그 중 막내 모델 F-07은 아마도 가장 범용적인 올라운드로서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F-05와는 유사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체급 차이는 있으나 그보다 음질적인 특성이 대비되는 앰프다. 에소테릭이라는 앰프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다면 F-07은 매우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주요사양
출력: 100W + 100W(8Ω), 170W + 170W(4Ω)
전 고조파 왜율 (1kHz, 8Ω): 0.008% (100W)
주파수 특성 (1W 출력 시, +0 / -3.0dB): 10Hz ~ 100kHz
S/N 비 (IHF-A): 110dB
댐핑팩터: 370
최소 임피던스: 4Ω
스피커 출력단자: 스크류 타입 x 2 (L/R)
게인: 24.5dB(프리앰프부, 볼륨 최대 시), 29dB(파워앰프부)
톤 컨트롤: ±12dB(63Hz), ±12(14kHz)
전원: AC 220V, 50~60Hz
소비전력: 215W, 42W(무 신호시)
크기: 445 x 191 x 468mm
무게: 27.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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