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 매킨토시가 작정하고 만든 올인원 턴테이블 McIntosh MTI100 Integrated Turn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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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 전성시대다. 이는 최근 5년간 필자가 리뷰한 소스 기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처음에는 DAC이 압도적이었지만 이후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넘어가는가 싶더니 2년 전부터 턴테이블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클리어오디오 Performance DC, 어쿠스틱솔리드 Solid Wood MPX, 프로젝트오디오 175 Vienna Philharmonic, 베르그만 Magne TT, 데논 DP-400, 크로노스오디오 Kronos Audio Pro, 레가 Planar 1 Plus, 야마하 TT-N503, 엘락 Miracord 50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새로 출시되는 턴테이블 중에서는 ‘올인원’이 대세다. 톤암과 카트리지가 기본 장착된 것은 물론이고 포노스테이지, 인티앰프, 블루투스, 심지어 네트워크 트랜스포트까지 집어넣었다. 턴테이블로 타이달(Tidal) 음원을 스트리밍하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번 시청기인 미국 매킨토시(McIntosh)의 MTI100도 예외는 아니다. 매킨토시에서는 아예 이 턴테이블 이름을 ‘Integrated Turntable’로 명명했다. 블루투스와 MM포노스테이지, 클래스 D 앰프, 헤드폰 앰프, 동축과 광, RCA 입력까지 갖췄다. LP와 디지털 음원을 듣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피커뿐이다.
MTI100 탄생과 관련해 매킨토시 수입사인 로이코 관계자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2년 전 새로운 컨셉트의 턴테이블 제작을 매킨토시에 먼저 제안했는데, 그것이 오롯이 반영돼 나온 것이 MTI100이라는 것이었다. 블루투스, 포노스테이지, 인티앰프, 진공관, RCA 입력, 광/동축 입력 등 요구 사항이 많았지만 이것이 모두 반영됐다고 한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 기능은 반드시 들어가기를 바랐다고 한다.
후면은 왼쪽부터 블루투스 안테나(블루투스 4.2), 입력단(광, 동축, RCA), 출력단(서브우퍼), 스피커 연결용 바인딩 포스트, 펌웨어 업그레이드용 USB 입력단, 전원 인렛 순이다. 블루투스 및 디지털 입력단이 있다는 것은 MTI100 내부에 DAC이 들어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최대 24비트/192kHz PCM 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컨버팅할 수 있다. 무게는 15.2kg.
계속해서 아르네 돔네러스의 ‘Antiphone Blues’ FLAC 파일(Antiphone Blues)을 들어보면, 블루투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음수가 많고 음끝이 부드러운 점이 눈에 띈다. 비교적 스케일은 작지만 이를 벌충할 만큼 밀도감이 꽤 높은 재생음, 기복 없이 성숙한 음이다. 이 밖에 파이프 오르간이나 색소폰의 음색과 질감이 잘 느껴지는 것을 보면 역시 12AX7에 대한 매킨토시의 노하우는 대단한 것 같다. 참고로 매킨토시의 플래그십 프리앰프 C1100에도 12AX7이 6개나 투입됐다.
이번에는 후면 RCA 입력단으로 CD를 들어봤다. CDP는 매킨토시의 SACD/CD 플레이어 MCD350. ‘The Absolute Sound’ 샘플러 SACD 1번 트랙 ‘Rondeau’를 들어보면 역시 블루투스보다 음의 입자감이 곱고 밀도감이 더 높다. 시청 공간을 음들이 거의 꽉 채운 느낌. 흔히 연상되는 클래스 D의 서툴고 빈틈 많으며 거친 촉감도 없다. 레베카 피전의 ‘Spanish Harlem’(The Raven)에서는 디테일한 보컬과 피아노 고역, 제법 묵직한 베이스의 저역, 기대 이상으로 안으로 들어간 퍼커션의 존재감이 눈길을 끈다. 대충 구색만 갖춘 블루투스나 RCA 입력단이 아니었다.
Diana Krall - Desperado
Wall Flower
처음부터 MM 카트리지다운 두텁고 중량감 넘치는 음이 나온다. 중앙에 음상이 정확히 맺히는 모습과 음에 가득 담긴 온기와 볼륨감이 장난이 아니다. 호락호락하거나 얇아빠진 음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이 8옴에서 50W를 내는 클래스 D 앰프의 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 아주 해상도가 높은 소리는 아니지만 LP 특유의 풍성한 배음이 매력적이다. 디지털 음원으로 이런 소리를 들으려면 현 시스템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다. AC 모터의 안정적인 회전과 톤암의 그루브 트래킹 능력도 기대 이상. LP 첫 트랙의 만족도가 워낙 높아 평소 안 듣던 다음 트랙 ‘Superstar’도 듣게 됐다. 역시 풍윤한 음수와 생생한 목소리의 질감이 돋보인다. 하지만 음상이나 음장보다는 음색에 방점을 찍은 재생음이라 하겠다.
Anne-Sophie Mutter, James Levine, Wiener Philharmoniker Zigeunerweisen
Carmen Fantasie
12AX7이 프리단에 들어간 것은 MTI100으로서는 신의 한 수다. 풍성한 음수와 각 대역의 미끈한 이음매, 푸근한 온기가 MM 카트리지 특유의 선 굵은 에너지감과 어울려 일정 수준 이상의 재생음을 펼쳐내고 있다. 고역도 리드미컬하게 잘 빠져나온다. 무엇보다 카트리지가 그루브를 잘 트래킹하고 있다는 인상. 하지만 아무래도 SNR에서는 상위 모델들에 비해 밀리는 것 같다. 쿨앤클리어 성향도 아니다. 그럼에도 포노스테이지와 인티앰프를 내장한 올인원 턴테이블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나긋나긋해야 할 대목에서 실제 나긋나긋한 음이 흘러나올 때는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저역의 압력도 잘 느껴졌다. 이는 결국 포노스테이지의 RIAA 커브 보정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증거인데, 역시 매킨토시라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게 제품 내부 곳곳에 QC가 잘 이뤄져 있는 것 같다.
Pink Floyd - On The Run
The Dark Side of the Moon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발걸음의 이미지와 긴장감, 헬리콥터 사운드의 웅장미, 음의 두께와 무게감이 상당하다. 좀 더 펀치감과 선명한 이미지가 부각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웬만한 디지털 음원은 흉내조차 내지 못할 에너지감인 것만은 분명하다. 곡의 앰비언스도 훌륭하다. 턴테이블과 스피커, 단 두 조합으로 즐기는 소형 극장 사운드라 할 만하다. B 면의 ‘Money’를 들어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윤곽선이 진한 음이 터져 나온다. 그러면서도 푸근하고 편안한 음이어서 음악에 푹 빠져들게 한다. 맞다. 분석적이기보다는 총체적으로 음악을 해석하는 턴테이블이다. 내장 클래스 D 앰프에만 집중해보면 706 S2 스피커를 완벽하게 틀어잡고 드라이빙하고 있다. 여기에 곡을 듣는 내내 가슴을 설레게 한 따뜻한 진공관의 감촉은 보너스!
Cannonball Adderley - Somethin’ Else
Somethin’ Else
왼쪽의 브라스, 오른쪽의 리듬 파트. 그냥 처음부터 연주 당시의 공간감과 공기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야말로 턴테이블 한 대 덕분에 이 앨범이 녹음된 1958년 3월로 시간 여행을 떠난 느낌. 수미코 Olympia MM 카트리지의 두터운 성향이 역시 모던 재즈와 잘 맞아떨어진다. 악기의 높낮이도 제법 잘 느껴지며, 가운데 뒤쪽에 있는 피아노의 오른손 건반과 트럼펫의 고역이 잘 뻗는다. 12AX7이 역시 잘 만든 쌍 3극관임을, 그리고 706 S2가 됨됨이가 꽤 괜찮은 스피커임을 절감한 시청이었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푸근하며 듬직한 재생음이지만 결코 굼뜨지 않고 필요할 때면 보란 듯이 경쾌한 풋워크를 보여주는 점도 놀랍다. 피아노 솔로 대목에서는 좀 더 서슬 퍼런 타건음이 터져 나왔으면 싶었지만 미니어처나 업라이트 피아노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필터링 되지 않은 천연의 음,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음, 이것이 아날로그 플레이어의 최대 매력일 것이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출처 : 하이파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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