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yne Audio | 스피커로 스코틀랜드 독립을 꿈꾼다 - Fyne Audio F500, F501, F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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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순히 영국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국호는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일반 명칭은 연합 왕국(United Kingdom)이다. 잉글랜드(England), 웨일스(Wales), 스코틀랜드(Scotland),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 이렇게 4개 지역이 한 왕을 섬기는 연합 국가이고 한때는 식민 지배로 인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4개 지역 연합만으로도 버거운지 그로 인한 분쟁도 끊임이 없는 것 같다.
탄노이 출신들의 의기투합을 스코틀랜드 독립에 비유했지만 그건 그저 가벼운 비유일 뿐이다. 사실 탄노이 역시 영국 왕실의 스피커라는 이미지는 있지만, 본사는 파인 오디오와 같은 지역인 스코틀랜드의 코트브리지(Coatbridge)에 있다.
더군다나 탄노이의 모회사는 덴마크의 세계적 프로 오디오 장비 업체인 TC group이었는데 같은 세계적 프로 오디오 장비 업체인 독일의 베링거(Behringer)를 소유한 Music group이 TC group을 인수했고 이 와중에 코트브리지의 탄노이 생산 시설이 해외로 이전하게 되는 상황에서 스코틀랜드 기반의 파인 오디오가 창립된 것이다. 해외 이전이 예정되었던 탄노이의 생산 공장 중 프레스티지 모델의 생산 라인은 스코틀랜드에 잔류하기로 뒤늦게 결정이 났지만 파인 오디오의 독립은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세계 최고 스피커 제조사 중 하나인 탄노이에서 30년 이상 스피커를 연구 개발한 폴 밀스 박사는 탄노이의 스피커 기술을 설명하는 동영상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등 현재 시판되는 탄노이 모델들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그래서 파인 오디오 제품에서 탄노이의 느낌이 없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 ME-G( Musikelectronic Geithain )스피커
필자는 알텍의 동축 유닛을 사용한 자작 스피커를 한동안 사용해서 동축의 장점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느낄 수 있었으며 특별히 동축 유닛의 장점을 제대로 느낀 것은 독일의 대표적 모니터 스피커이며 영국으로 치면 BBC 모니터처럼 독일 방송용 모니터로 널리 쓰이고 있는 ME-G(Musikelectronic Geithain - 무지크일렉트로닉 가이타인)의 스피커를 통해서였다. MCDS-Coax라 불리는 동축 드라이버가 사용되었는데 지향성 제한이 덜하며 정교하고 넓은 사운드의 느낌에 매료된 적이 있다. 이 스피커를 듣고 BBC 모니터를 들어보면서 독일 표준과 영국 표준의 차이를 느꼈던 것이 기억난다.
파인 오디오 아이소 플레어 드라이버는 티타늄 돔 혹은 마그네슘 돔 트위터가 장착되어 있고 네오디뮴 마그넷을 사용한다. 네오디뮴은 영구자석 중에 가장 강한데 페라이트와 비교해 자력이 10배 정도 되기 때문에 동축 유닛 내부에 적은 부피로 넣을 수 있다. 네오디뮴 마그넷 내부의 공기가 통하는 리어 챔버로 두 유닛 사이의 크로스오버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진 현상을 통제할 수 있는 설계가 되어 있다.
고음 유닛의 웨이브 가이드는 독특한 기하학 구조로 내부 반사가 억제되어 주파수 응답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방지한다. 콘의 재질은 멀티 파이버 페이퍼이며 드라이버의 바스켓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견고하며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파인플룻 (FyneFlute)
파인 오디오만의 또 다른 독창적 기술은 저음 반사를 통제하는 베이스 트랙스(BassTrax)이다. 이는 스피커 밑으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있고 압력이 방사되는 부분에 특허 출원된 원뿔 형태의 분산재인 트랙트릭스 프로파일 디퓨저(Tractrix profile diffuser)를 설치하여 뭉쳐진 압력을 360도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기능을 하는데 이는 내부 포트에 의해 생성되는 정재파를 차단한다. 정재파를 컨트롤 하지 못해 고생해본 오디오파일이라면 정재파의 통제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 것이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의 그 폐해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탄노이의 레볼루션 XT 시리즈에서 비슷한 처리 방식을 보여주지만, 그것은 각이 진 반사판이 압력의 방향을 수직에서 수평 방향으로 바꾸는 것에 반해 파인 오디오의 베이스 트랙스와 같이 압력을 360도로 분산시키는 방식은 확실히 레볼루션 XT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한다.
파인오디오 모델 라인업
F500은 6인치 아이소 플레어 드라이버가 장착된 북셀프 스피커로 H325 x W200 x D320mm의 크기이고 F501은 F500과 동일한 티타늄 돔이 장착된 6인치 아이소 플레어 드라이버와 독립된 6인치 저음 드라이버가 사용되어 H984 x W200 x D320mm의 사이즈이다. 두 모델 모두 배플에 약간의 굴곡이 있고 베이스 트랙스 적용으로 인한 자체 스탠드를 가지고 있는데 F501의 경우에는 스파이크를 장착하고 있다.
왜 F501이 2018년 왓하이파이 베스트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 부분에서 수상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해상도, 밸런스, 소리의 질감,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훌륭한 스피커이며 6인치 유닛 2개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저음의 해상력도 대단하고 상당히 넓고 깊은 무대를 들려주었다. 넓다면 넓은 풀레인지 시청실의 공간을 충분히 울릴 정도의 울림을 내주었다. 기본적인 소리의 질감과 색은 F500과 매우 유사했지만, F500에서 저음역을 별도의 드라이버로 분리해 낸 순간 모든 음역의 해상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사실 자세히 비교해 보면 분명히 큰 차이도 아니고 F500의 해상도가 빠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F501의 울림이 워낙 훌륭해서 작은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이 가격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많은 스피커 중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스피커임이 분명하다.
F702는 F500 시리즈와는 소리의 느낌이 좀 달랐는데 가격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선호는 F702보다는 F501로 기울어졌다. F702는 좋게 말하면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편하게 말하는 친구 같은 느낌이 아니라 교양 있는 말만 골라서 해주는 귀족적인 분위기의 사운드를 내주었다. 음악 소리가 공손하게 들리기는 처음이었다. 음색의 왜곡이 있다는 말은 아니고 음의 질감이 그렇다는 것이다. 스피커의 ‘엄친아’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대의 크기는 세 기종 중에서 가장 넓었으며 음의 해상도는 뛰어났다.
저음은 사실적인데 F501보다는 조금 덜 단단했다. 빈티지 탄노이의 감성에 섬세한 해상도를 더한 느낌이 들었으며 클래식에는 매우 잘 어울렸는데 대편성보다는 섬세하게 재생하는 소편성 음악이 더 감동을 주었다. 또한, 몇십 년 전 과거에 녹음되어 사운드가 투박한 음악의 경우 F500 시리즈에서는 투박한 느낌이 그대로 들렸지만, F702는 오히려 마치 옆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매력적으로 사운드가 살아났다. 이런 섬세한 소리를 찾는 오디오파일에게는 더없이 좋은 스피커인데 뭔가 에너지 감을 느끼고 싶다면 약간은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럽의 왕실 같은 곳에 어울리는 스피커이다.
프랑스 연주자 레지스 빠스키(Régis Pasquier)가 연주하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이 곡을 F500과 F501에서 들었을 때는 약간 심심했지만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F702에서는 연주자가 앞에 있는 것 같았고 바이올린의 배음이 훨씬 더 살아났다. 마치 동축 유닛 우퍼가 혼 역할을 해주며 배음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솔로 바이올린 사운드를 만들어 냈고 사운드의 입체감마저 살아났는데 F500과 F501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사운드였다. F702의 진가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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