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토를 스쳐가는 묵직한 훈풍 - Audia Flight Strumento No.8 MK2 >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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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Audia Flight | 젤라토를 스쳐가는 묵직한 훈풍 - Audia Flight Strumento No.8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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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루멘토로 완성된 감성적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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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도 훨씬 넘은 스트루멘토 No.4 mk2의 시청시으로부터 아직도 선명한 기억은 젤라토와 같은 질감, 그리고 지중해를 품에 안은 이탈리아 서안의 치비타베키아에 대한 이미징이었다. 필자로서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이 곳에서 평생 살아오며 지금도 매일을 보내고 있을 앰프 제작자들의 감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무적이 아닌 소리의 맛, 어쩌면 자신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투입되었을 젤라토와 같은 이탈리아 특유의 빡빡한 질감의 달콤함이 여운처럼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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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아 플라이트의 창업자 마시밀리아노 마르치(좌), 안드레아 나르디니(우) 

마시밀리아노 마르치와 안드레아 나르디니 - 90년대 중반 이 두 사람이 지향한 것은 지극히 하이엔드적인 생각이었다. 신호간섭과 왜곡이 없는 순수한 증폭 그들은 아직은 미완성인 채로 남겨둔 채 온전히 2년여의 제품개발에 들인 후, 2010년 드디어 플래그쉽 라인업 스트루멘토의 퍼즐이 완성되었다. 그리고나서야 비로소 스트루멘토를 기점으로 다시 퍼블릭 라인업인 FLS를 추출하기 시작했다. 그리 청음환경이 완벽하지 못했음에도, 필자가 처음 시청했던 스트루멘토의 사운드는 익숙한 음원들을 완성도 높고 치밀하게 들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몰입보다는 음악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모습에서 좀더 높은 가치가 느껴졌다. 


이탈리안 퓨어 클래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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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umento No.8

스트루멘토 No.8은 No.4의 모노블럭 버전이며, mk2 버전은 mk2로 업데이트된 No.4의 포맷을 그대로 듀얼 바디로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스펙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광활하다고도 할 만큼의 용량을 자랑한다. 음악을 시청하는 동안 이 앰프가 이동하는 출력의 반경은 최소 200-300와트부터 최대 2000와트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왕복한다. 공칭 8Ω 급의 스피커에서도 500와트의 넉넉한 출력을 흘려줄 수 있다. 같은 부하에 대한 댐핑팩터가 1000에 달한다. 외견상 일반적으로 만날 수 있는 하이엔드 파워앰프의 포맷을 따르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거대한 물량을 핸들링하고 있는 공룡같은 앰프이다. No.4 mk2와 동일한 섀시 두 개에 각 채널을 분리 수납시켰는데 출력은 정확히 두 배가 되었으며 채널간 분리에 따른 이득을 감안한다면 퍼포먼스는 그 이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No.4 mk2 리뷰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본 제품의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본다.


파워서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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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블럭이 되면서 아예 채널별로 바디가 원천분리되어진 전원트랜스는 오디오 회로로부터 전기적, 물리적으로 완벽에 가깝게 차단되어 그라운드처리되어 있다. 스트루멘토 시리즈는 전원부에서부터 양과 질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오디아 플라이트의 독특한 방식은 게인단 출력단 그리고 콘트롤 단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용량의 트랜스를 메인과 서브로 구분해서 다채롭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트루멘토 No.8 mk2는 각 채널당 두 개 씩의 대전류 파워서플라이와 네 개의 안정된 독립 스테이지 - 입력단 두 개, 전류 피드백단 두 개 - 로 구성된다. 채널당 두 개의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는 앰프가 있었던가? 필자에게 그리 기억이 없다. 메인 전원을 담당하는 각 150VA 용량의 2개의 토로이달 트랜스 외에 15VA 용량의 트랜스가 로직 콘트롤 및 보호용으로 별도 추가되어 있다. 메인 파워서플라이에는 극저임피던스의 대용량 커패시터들이 투입되어 있다. 게인단의 파워서플라이 또한 극저노이즈 기반으로 설계되었는데 초고속 정류기들과 극저임피던스 커패시터들로 필터를 구성하고있다. 출력단에는 3000VA의 전원부가 별도 편성되어 있으며 출력단의 메인 파워서플라이에는 휴즈 대신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의해 동작하는 전류센서를 사용했다. 참고로 오디아 플라이트는 휴즈를 사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브랜드이다.


클래스 A 게인단 & 출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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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인단에는 완벽한 클래스 A 전류 피드백 회로로 구성되어 있는 오디오 플라이트 전용설계가 투입되어 있다. 증폭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민감한 부분들을 외부간섭으로부터 차폐시켜서 모든 디스크리트 회로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부품을 열반응으로부터 안정화시키기 위해 알루미늄 박스내에 에폭시로 함침되어 있다. 출력단에도 퓨즈 대신 초고속 정류기를 사용했으며 출력단은 3000VA 용량의 대형 특주 트랜스에 의해 작동하는데 이 트랜스 또한 두 겹으로 방자처리한 원통내에 에폭시 함침처리되어 있다. 멀티 구성의 메인 전원부, 그리고 출력단 전용 대용량 전원부의 지원으로 본 제품은 임피던스 감소에 따라 안정적인 반비례 증폭을 한다.



선별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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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루멘트 내부에는 꼼꼼한 디테일과 최고 수준의 이탈리아 장인정신이 엿보인다. No.8 mk2 에서부터는 좌우 채널이 분리되지만 No.4 하나의 바디내에서도 기본적으로 풀밸런스 설계와 전제품에 걸쳐 선별된 최고 등급의 부품들이 투입되어 있다. 최상급 커패시터들과 최고급 동으로 커스텀 프린팅된 기판이 호화롭게 빛나고 있고 출력단에는 고순도 동으로 제작한 바를 통째로 사용하고 있다. 출력단은 아니지만 결선을 케이블이 아닌 아예 이렇게 판으로 제작한 앰프 중에 스위스제 다즐(DartZeel)이 떠오른다.



표면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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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아 플라이트 제품의 공통 사안이 되겠으나 본 제품은 가장 대형의 섀시에 복합적인 구조로 제작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특주 알루미늄 캐스팅 섀시로 캐비닛을 구성하고 있으며 그 제작공정을 살펴보면 우선 CNC 가공을 마친 후 파트별로 근접 검사를 하며 수작업으로 미러폴리싱(mirror polishing; 경면가공)을 한다. 주요 부위는 다시 수작업으로 숏피닝(shot peening) 및 아노다이징 공정을 거쳐서 작품에 가까운 완성도로 완료시킨다. 최종단계에서 다시 한 번 실크스크린으로 도포작업을 한다.



MK2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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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2 로의 업그레이드는 물리적으로는 대량으로 교체한 것은 없으나 오디아 플라이트 측에 따르면 매우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저항과 커패시터가 모두 교체되었고 뒷 패널의 스피커 터미널도 후루텍의 단자로 교체되어있다.


본 제품은 상당히 단정한 모양새로 반듯한 육면체의 존재감을 선사한다. 이런 디자인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측면의 방열핀도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게 안쪽으로 수납되어 있다. 전원을 올려 정면 중앙 상단에 마치 비밀의 연못같은 작은 까만색 글래스를 배경으로 블루 톤의 로고가 들어오면 뭔가 생명력있는 존재가 활동을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오기 시작한다. 오디아 플라이트 제품의 시청을 거듭할 수록 습관적으로 유사 스타일이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하는데 필자에게 떠오르는 앰프가 넬슨 패스의 제품들이다. 특히 X 버전들과 닮아있다. 사운드가 그렇고 실버톤의 외관 또한 상통하는 바가 있다. 패스 또한 A 클래스의 끝을 보려는 듯 1000와트급의 A 클래스 증폭 제품을 설계한 바 있다. 같은 체급을 기준으로 오디아 플라이트를 패스와 비교하자면 실키한 질감과 음악적 뉘앙스는 상당히 유사하며, 슬램을 안정적으로 치고 받는 느낌도 비슷한 스타일을 보인다. 다만 현재의 스트루멘토에서는 좀더 스피디한 드라이브가 느껴진다. 달콤한 뒷맛 또한 패스와 성향을 달리하는 부분이다. 소리를 들어보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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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품질


스트루멘토 No.8 mk2 와 No.1 mk2 조합은 오래 들어온 익숙한 음원을 다시 꺼내듣게 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번 No.4 mk2의 경험으로는 워밍업 시간의 영향을 받는데, 사전에 워밍업이 충분히 된 상태에서 보여주는 이 조합의 스타일은 감촉좋은 질감과 매끈하고 소위 실키한 음색의 전형으로 느껴졌다. 입자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고 해서 건너뛰는 일이 관측되지 않고 시종 촘촘하고 보풀거리며 신호의 작은 굴곡도 밀착시켜 타고 넘는다는 인상을 준다. 살집도 약간 있어서 낮은 대역에서는 중후하고 높은 대역에서는 입자감으로 나타났다. 얄쌍하고 섬세한 소리쪽이라기보다 적당한 두터움을 기반으로 변화무쌍한 굵기를 넘나들고 있었다.


그게 먼저 느껴지는 본 제품의 대면 감촉이었다면 No.4 mk2 에서 돋보였던 스피드와 해상력이 좀더 심화되었다는 데 본 모노블럭 본연의 모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번에 시청했던 일부 곡에서 베이스가 완벽히 마감되지 않는 순간들을 유심히 들어보면 마치 항공기가 매끄럽게 이륙을 하는 순간처럼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마무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순간은 하이엔드 앰프에서 멀쩡하게 듣던 제품을 밀치고 한 단계 위의 제품을 찾게 만드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스피커가 지난 시청보다 상위이고 좀더 어려운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드라이브의 품질은 시청하고 있는 상황보다 좀더 상향조정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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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a Lipa - Break My Heart


두아 리파의 ‘Break My Heart’에서 비트가 제 음량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 베이스 콘트롤이 좋지만 스피커를 옥죄거나 단정하게 만들지 않는 오디아 플라이트의 스타일 그대로가 잘 나타난다. 탄력있는 베이스 위로 자유롭게 동작하는 세부묘사가 그대로 다이나믹하다. 전후좌우간 분리된 이미징이 매우 입체적인 무대를 만들어서 좋다. 바닥까지 채워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약 95%까지 알렉시아 2 용적을 거의 채우고 뽑아내는 듯한 느낌의 공기가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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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 Krall - How intensitive


다이아나 크롤이 부르는 ‘How Insensitive’ 도입부의 중량감 또한 상쾌한 채 파워풀하다. 무대가 커져있어서 보컬이 뒤쪽으로 물러서고 외곽선은 다소 예리하지 않게 드러난다. 무엇보다 보컬의 위치정보 특히 높이가 민감하게 드러난다. 촘촘하고 세부묘사가 뛰어난 특성은 소스기기인 로시니의 영향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 보이지만 음색의 종합적인 결과물로 나타나는 섬세함 끝의 매끈한 마감은 오디아 플라이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여유가 넘치지만 불필요하게 두터워지지 않고 섬세한 스트록의 조합이다. 이 곡에서의 음색 또한 비비드하지 않고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빠른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면 스피디한 연주 속에서 순간 나타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는 짧은 하모닉스가 연주를 여리게 만들거나 약화시키지 않고 풍성하고 강렬하게 들려준다. 트리포노프가 연주하는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8번 변주는 그런 면에서 참 넉넉하게 섬세해진다. 왼손의 스트레이트하고 신속한 하강은 울림 반경이 크지 않지만 순간 순간 잘 피어오르며 짧은 여운을 표시하고 사라진다. 선명하고 존재감이 또렷한 연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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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e Grimaud Brahms - Piano Concerto No. 1 in D Minor, Op. 15 - 2. Adagio


엘렌 그리모가 연주하는 브람스 협주곡 2번 1악장에서는 중량감이 오히려 물러서는 듯한 느낌이다. 스피커의 특성이 반영되어서일까? 대신 선명하고 또렷한 터치가 명쾌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밝은 조명 아래서 연주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빠른 약음에서도 동작과 마이크로 다이나믹스가 잘 살아나서 다채롭고 화려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피아노 중에서는 조성진이 연주하는 모차르트 20번 1악장은 가장 결과가 좋은 연주였다. 뉘앙스를 포함한 포괄적인 디테일이 잘 살아나면서 빠른 연주 순간에도 힘이 실려있는 임팩트가 선명하게 잘 살아난다. 건반이 때릴 때마다 광채가 느껴지고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연주로 느껴졌다. 현악합주가 살짝 들어오는 부분에서 유려함이 쉽게 느껴진다. 중역-고역에 이르는 실키한 질감이 귀를 간질이고 스쳐간다. 약음부터 올라오는 미세한 그라데이션 표현도 손색없이 잘 그려진다. 합주가 지나고 피아노가 다시 시작되면 이 곡이 표현하고자 하는 절제된 하모닉스와 이미징이 단정하게 잘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선명한 피아노를 확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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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 Podger - Concerto No. 6 in A Minor, RV 356: I. Allegro
쇼스타코비치 5번 3악장 섬세하고 분해력 만족스럽고 베이스 드라이브 뛰어나서 윤곽이 잘 그려짐. 명암의 대비가 잘 드러나면서 특히 베이스 운행이 고역에 에너지를 강화시키지 않으면서 선명한 저역 해상도를 만들어낸다.


레이첼 포저와 브레콘 바로크가 연주하는 비발디 ‘화성의 영감’ 6번 1악장에서 순간 치고 들어오는 베이스가 선명하게 잘 들린다. 완벽에 가까운 훌륭한 드라이브이다. 8번의 연속음 재생과 템포변화에 따른 바소 콘티뉴오의 순발력 또한 또렷하게 깔려서 감동이 일 정도이다. 높은 대역으로 피치를 올려도 에너지가 강하지 않고 순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 곡에 대한 일급의 재생이다. 10번 도입부의 짧고 미세한 떨림 표현도 만족스러울 만치 선명하고 리얼하다. 쳄발로의 대역 전 구간이 밸런스를 갖추고 잘 이어지는 건 베이스가 잘 받쳐줘서가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어보인다.




제품의 테스트 시스템은 같은 스트루멘토 No.1 mk2 프리앰프와의 조합으로 윌슨오디오의 알렉시아 버전2 를 통해 시청했으며 소스로는 dCS 로시니 풀세트로 룬에서 타이달 음원을 주로 스트리밍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의미는 순 A 클래스 방식의 프리-파워 조합이라는 점이 될 것 같고, 알렉시아 2와 같은 적나라한 풀 레인지 스피커를 통한 드라이브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은 환경이 되었다. 참고로 시청을 한 곳은 전용 시청실이라고 할만한 어쿠스틱을 갖춘 딱 아파트 거실만한 사이즈의 하이엔드 샵이었는데 매칭 기기들도 그랬지만 아늑한 시청환경이 좋았다. 한남대교 남단 가로수길 이면도로에 있는 이 곳에 가면 필자와 같은 환경으로 스트루멘토를 청음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시청실 친화적인 이런 공간이 늘어가고 있어 보이는건 제대로 된 제품 시청의 기회를 찾아다니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 음악이 원래 어떻게 들려야 하는지에 대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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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 또한 그렇다.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좋은 앰프에서 감동을 받는 순간은 전 대역구간에 걸쳐 연주만 남기고 자신은 사라지는 ‘존재감이 없는 존재감’의 미덕을 느낄 때이다. 앰프에 비용을 들인 보람이 더해지는 순간이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자연스럽게 들려주지만 스트루멘토 No.8 mk2 가 그런 제품이라는 걸 확인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근래 들어 가성비가 뛰어난 앰프들의 출현이 늘어가면서 하이엔드 앰프들의 존재감이 위협을 받는 게 아닌가 싶어졌던 건 앰프계의 강호들이 신제품 출시가 그리 활발치 않아보였기 때문인데, 스트루멘토는 ‘그럴 리가 있나’라고 미소짓고 있는 듯 했다. 그리 불만없이 들었던 그 음악들에서 가려져 있던 나머지 부분들까지 보여주고는 자신은 사라진다. 2미터 장신이 100미터를 10초 부근에 주파하는 스피드랄까? 크고 작은 근육들마다 서로 다른 심장이 작동하는 정교한 스프린터를 보는 듯하다. 패스의 스타일을 좋아하거나 음악적 뉘앙스와 드라이브를 겸비한 A 클래스 앰프를 찾는다거나 드라이브가 좋은 진공관앰프를 꿈꾸는 오디오파일 모두에게 이 앰프는 좋은 답이 될 것이다. 무슨 스피커를 갖고 있건간에 그리 상관하지 않는 막강한 파워와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훈풍같은 따스함이 있는 일급 레퍼런스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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