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에서 답을 찾다. 빈센트 오디오 SV-237MK >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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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 하이브리드에서 답을 찾다. 빈센트 오디오 SV-237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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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오디오가 처음 세상에 그들의 앰프를 선보였을 때 아무도 지금과 같은 빈센트 오디오를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독일에 위치한 빈센트 (T.A.C.)는 1995년 설립 후 처음 출시한 제품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면서 말 그대로 ‘싹수’를 보였다. 처음 출시한 진공관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는 약 천 조가 순식간에 팔렸다. 이런 성공은 당시만 해도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그 속을 헤아려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기존 하이엔드 메이커들의 높은 가격대를 비웃기나 한 듯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미려한 디자인부터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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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빈센트 오디오는 트랜지스터 앰프와 진공관 앰프를 각각 솔리드 라인업과 튜브 라인업으로 명확히 구분했다. 강력한 힘과 타이트한 저역 제동, 커다란 출력을 원하면 솔리드 라인업을, 반대로 좀 더 부드럽고 온화한 사운드에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의 장점을 적절히 융합한 사운드를 듣고 싶으면 튜브 라인업 중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진공관 라인업은 빈센트 오디오의 특색을 대표하는 라인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프랭크 블론바움이라는 걸출한 진공관 앰프 스페셜리스트가 존재한다. 아마도 오디오에 해박한 사람이라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테지만 사실 그는 독일 오디오 씬에 있어 중요한 길을 걸어왔던 엔지니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토렌스의 후기 진공관 앰프들이다. 그는 기존에 존재했던 마란츠, 매킨토시 등 전통적인 진공관 앰프의 패턴을 답습하지 않고 혁신적인 진공관 앰프를 설계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인 토렌스 TEM3200 파워앰프 그리고 TEP3800 프리앰프 등이다. 그가 추구한 것은 좀 더 독자적인 음악성을 지닌 새로운 하이브리드 앰프 설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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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237MK를 처음 마주치면 넉넉하고 믿음직한 외모가 안정감을 준다. 최근 많은 메이커들이 슬림한 외모에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런 전통적인 포름은 음악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기기다운 인상을 강하게 어필한다. 또 다른 매력은 중앙에 위치한 창이다. 이곳으로 손가락만한 진공관을 은은하게 비친다. 밝기는 총 네 단계로 조정되어 감상환경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무척 운치 있는 광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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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는 총 네 개의 노브가 마련되어 있다. 먼저 우측에는 볼륨 노브와 입력 선택을 위한 셀렉터가 보인다. 볼륨은 스텝핑 없이 올라가는 타입으로 리모컨으로 조절하면 노브에 붉은 지시등이 들어오면 회전하는 모습이 예쁘다. 볼륨은 아주 미세한 음량까지 세밀한 레벨로 조절되는 타입은 아니지만 무척 부드러운 손맛이 좋다. 좌측으로는 최근 보기 힘든 고역과 저역 레벨 조정 노브다. 일종의 톤 컨트롤 기능으로 공간 크기나 음악 감상 시간에 따라 꽤 유용할 수 있으며 음색 변화를 만들어내므로 완전히 바이패스시킬 수도 있다. 


재미있는 건 오측에 마련된 ‘Loud’ 스위치다. 이는 말 그대로 라운드니스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버튼이다. 음질의 순도와 정확한 다이내믹레인지 표현을 위해서는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때때로 앰프 고유의 고음질 음악 감상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을 때 필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외에 헤드폰 출력단을 마련해놓고 있는데 제조사에서는 32옴에서 600옴 정도 임피던스를 갖는 헤드폰까지 모두 대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볼륨은 앰프 자체 볼륨과 연동되는 형태며 헤드폰을 삽입하면 스피커 출력은 중단되어 헤드폰 감상만 가능한 점을 유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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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은 인티 앰프가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게 정석적인 단자 배치가 이루어져있다. 중앙에 바이와이어링에 대응하는 스피커 출력단이 보이며 그 아래로 전원 인렛 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우측으로는 전압을 230V 및 110V 중 선택할 수 있는 셀력터가 보이며 그 하단으로는 트리거 출력단이 보인다. 좌측엔 총 여섯 조 분량의 외부 입력을 받을 수 있는 RCA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고 그 하단으로는 녹음시 사용할 수 있는 출력단도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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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본 인티앰프의 프리앰프 섹션만 활용하고 별도의 파워앰프를 추가해 사용하고 싶다면 ‘Pre Out’단자를 활용해 파워앰프에 연결, 더 확장된 분리형 시스템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좌측 맨 상단에는 광, 동축 등 두 개 디지털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다. 본격적인 고사양 DAC는 아니고 CD 퀄리티 디지털 음원에 대응하는 것으로 CDT나 스트리머, 뮤직서버와 간단히 연계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음질 위주의 하이브리드 인티 앰프 설계다. 홈 시어터 시스템과 연계를 위한 바이패스 입력이나 XLR입력단이 없는 점은 살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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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를 보면 후면 중앙에 커다란 저노이즈 대용량 특주 트랜스포머가 위치하면 좌우 출력단이 좌/우 대칭으로 설계되어 있. 전면으로는 볼륨, 셀력터 등의 제어 회로가 마련되어 있고 그 뒤로 중앙엔 진공관 세 알이 보인다. 모두 6N1P(12AX7) 이라는 쌍삼극관이다. 그 중 하나가 전면 디스플레이창 너머로 보이는 것. 위마 컨덴서는 가격대를 감안하면 꽤 고급 소자들이 다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N비가 82.8dB 정도에 그치지만 실제로 청음해보면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 치고는 배경이 꽤 깨끗해 포닉 노이즈 등은 거의 신경 쓰이지 않는다. 진공관에서 증폭된 신호는 이후 트랜지스터를 향하며 채널당 총 네 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최종 증폭을 맡고 있다. 


SV-237MK의 최종 출력은 8옴 임피던스에서 채널당 RMS 150와트, 4옴에서는 채널당 RMS 250와트다. 특히 8옴 임피던스에서 RMS 10와트 정도까지는 A클래스 증폭을 한다는 사실. 스피커에 따라서 체감이 클 수도 작을 수도 있으나 대게는 낮은 볼륨에서 더 투명하고 고급스러운 음결을 즐길 수 있다.



부드러운 음결과 강력한 트랜지언트의 공존 


빈센트 SV-237MK를 몇 가지 스피커와 매칭해보면서 인티 앰프로서 성능 및 매칭에 대해 살펴보았다. 소스 기기는 오렌더 W20 뮤직서버와 반오디오 Firebird MKII 를 사용했고 빈센트 SV-237MK 의 DAC 입력을 통해 오렌더 W20과 직결해서 테스트해보기도 했다. 스피커는 일단 SV-237MK 인티 앰프에게는 조금 버거울 수 있는 PMC Twenty5 26을 매칭해보았다. 전반적으로 빈센트 SV-237MK는 웅장한 무대와 무척 부드럽고 양적으로 풍만한 사운드를 내준다. 하지만 Twenty5 26를 완벽히 제동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후 PMC Twenty5 23이라는 소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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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y5 23과 빈센트 SV-237MK 의 매칭에서는 음상이 또렷하게 맺히고 흔들림이 없다. 기존에 코드 인티 앰프와 매칭해 들어보았던 사운드와는 거의 반대편에 위치한 사운드다. 최근 재미있게 듣고 있는 조붕의 ‘The moon represent my heart’를 들어보면 스피커 정 가운데 또렷한 음상이 잡힌다. 전반적으로 코드보다 좀 더 양감이 살아있고 무게 중심이 좀 더 하강해 긴장감이 조금은 완화된 소리다. 음결 자체도 부드럽고 온건한 스타일이므로 특정 스피커와 매칭이 좋다기보다는 어떤 스피커와 매칭해도 무리가 없는 보편성을 획득한다. 고해상도, 광대역에 온도감이 낮은 스피커에 온도감과 함께 살짝 달콤한 윤기를 얹어주는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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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역은 어느 정도 선에서 곱고 달콤하게 롤오프되는 특성을 가졌다. 하지만 아주 빠르게 롤오프되어 먹먹하거나 닫혀있는 느낌은 아니다. 트랜지스터의 밀도 높고 타이트한 스타일에 진공관의 음색을 살짝 먹인 소리다. 예를 들어 프랑수와 라자레비치가 트라베르소 플륫을 맡아 연주한 생 줄리엥의 음악가들의 비발디 ‘홍방울새’ 등 플륫 협주곡에서 부드럽고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게 고역 직진성이 강하고 딥이나 피크가 많아 불안정한 경우 마치 음원이 깨진 듯 신경질적인 고역을 내기 쉬운 녹음이다. 고해상도의 쾌감은 적으나 풍부한 배음과 부드럽고 양감이 풍부한 사운드로 일사불란한 연주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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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도 결코 굼뜨거나 질척이는 부분은 포착하기 힘들다. 특히 리듬, 페이스는 최종 증폭단을 담당하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진공관의 표면 텍스처와 트랜지스터의 트랜지언트 능력을 미묘한 밸런스로 혼합한 소리다. 예를 들어 알 디 메올라의 ‘Oblivion’은 단촐한 악기로 연주하지만 기타의 핑거링에서 느껴지는 힘의 완급조절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한편 음색은 잔향이 충분해 존득하고 탄력적인 느낌이 다분하다. 진공관을 사용하지만 심하게 무르다거나 두루뭉술한 소리를 내지 않는다. 완급조절이 빠르고 다이내믹 컨트라스트가 높은 하이브리드 앰프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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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새트리아니의 ‘Speed of light’처럼 비트가 빠르고 강한 중, 저역 임팩트가 난립하는 레코딩에서 지속적인 증폭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서서히 볼륨을 올려 약 오후 세시까지 올리면 청음실이 들썩거릴 정도로 육중한 사운드가 넘실댄다. 특히 저역은 비슷한 계열 최신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보다 좀 더 풍만하며 그만큼 슬램한 펀치력이 일품이다. Twenty5 23의 최소 입력이 30와트, 능률이 약 86dB정도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고무적인 드라이빙 능력이다. 물론 스펙으로 표기된 30Hz 이하 대역까지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Twenty5 26에서는 부풀어 올라 부스팅이 감지되었으나 Twenty5 23에서는 정속을 찾아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듯 다이내믹스 폭이나 저역 해상도가 안정감을 찾아 정교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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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평


빈센트 SV-237MK를 PMC 의 두 기종 그리고 올드스쿨 M2 등 세 개 스피커와 매칭해본 결과 음색적인 특색은 거의 동일하게 드러났다. 어떤 스피커든 강력한 트랜지언트 능력을 통한 리듬감과 육중한 중, 저역이 매력적이다. 더불어 음색적으로 진공관의 짝수차 배음 특성 덕분에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의 다소 차갑고 건조할 수 있는 음색 특성을 다소 편안하고 부드럽게 가라앉혀주었다. Twenty5 26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두 스피커에서 모두 다이내믹스, 저역 확장, 리듬감, 페이스 & 타이밍 측면에서 매력이 돋보였다. 더불어 DAC 성능은 입문형 정도 성능으로 간단히 시디피 등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도 부여하고 있다. 빈센트오디오는 사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설계, 관리를 하에 중국에서 제조한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자를 찾기 힘든 가격 대비 성능은 오랫동안 이어온 제조 플랫폼 덕분에 가능했다. PMC, 올드스쿨 등 스피커와 매칭해본 결과 하베스, 모니터 오디오 등 미들급 하이파이 스피커를 운용하기에 상당히 경쟁력 있는 인티앰프라는 결론이다. 진공관이냐 솔리드스테이트냐 고민이 있다면 의외로 하이브리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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