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o | [리뷰] 매지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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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o
1981년 독일 뮌헨에서 세 명의 뮤지션이 화합했다. 각각 미국과 노르웨이 그리고 브라질 출신 뮤지션으로 한 명은 색소폰, 다른 한 명은 기타와 피아노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오직 더블 베이스를 묵묵히 연주했다. 거대한 스케일의 바다 위를 넉넉한 톤으로 가로지르는 듯한 더블 베이스 위에 민족적 색채의 기타가 때로는 서정미 충만한 피아노가 바다 위 갈매기처럼 파고들었다. 뒤이어 날렵하면서 짙게 폐부를 가르는 듯 강도 높은 색소폰이 이글이글 타오르며 정적을 깬다.
이들 세 명이 처음 만나 세션을 펼친 건 2년 전인 1979년이었다.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가 규합한 자리에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엔지니어 얀 에릭 콩샤우(Jan Erik Kongshaug)가 붙었다. 더 이상의 유러피언 재즈 유닛을 없을 것 같았다. 이들은 바로 얀 가바렉(Jan Garbarek)과 에그베르토 지스몬티(Egberto Amin Gismonti) 그리고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이다.
▲ Charlie Haden, Jan Garbarek, Egberto Gismonti - Magico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탤런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세션은 이어 [Magico]라는 앨범으로 발표되었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빛을 발했다. 마치 블루, 레드 그리고 그린의 수채화풍 커버 화풍을 연상시키듯 더욱 진하게 떠올랐다. 결국 2012년, 1981년의 라이브 실황을 모은 [Magico–Carta de Amor]가 ECM에서 발매되었다. 오리지널 세션 ‘Magico’에 포르투칼어로 ‘연애편지’라는 부재가 붙은 채.
Magico - Carta de Amor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아론 울프(Alon Wolf)가 설립한 매지코(Magico)는 세 명의 서로 다른 뮤지션이 모여 만들어낸 창조적 결과물 [Magico]에 대한 그의 사랑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헤이워드에 기반을 두고 매지코라는 스피커 메이커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닻을 올렸다. 매지코의 출발은 아론 울프의 진두지휘 하에 순항을 거듭했다.
처음으로 오디오 시장에 공식적으로 제품을 선보인 것은 2004년이었지만 스피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4년부터였다. 그가 지금처럼 알루미늄이나 카본 인클로저 스피커만 만든 것은 아니었다. 매지코의 진정한 시작을 알렸던 2004년의 매지코 미니는 자작나무 적층 인크로저를 사용했다. 드라이브 유닛 또한 티타늄 샌드위치 드라이버와 링 라디에이터 트위터로부터 시작해 나노텍 카본 드라이버와 베릴륨 돔 트위터 등을 거치면 현재 다이아몬트 코팅 베릴륨 돔 트위터 및 그래핀 카본 드라이버로 진화를 거듭해나가고 있다.
▲ 매지코 미니(Magico Mini)
매지코의 진화 방향은 뚜렷하다. 드라이브 유닛의 움직임과 주파수 반응 특성에 인클로저가 유닛을 단단히 고정해 담아내는 일 외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은 것이다. 디스토션을 최소화하고 전기적, 물리적 노이즈를 완벽히 통제하는 것. 캐비닛에서부터 유닛 그리고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그리고 심지어 스피커를 받치는 인슐레이터까지 어떤 부분도 이 목표에 철저히 복종하도록 디자인되고 진보되어 왔다.
M6 Magic
매지코의 궁극적 이상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은 M 프로젝트(M-Project)였다. 초창기부터 아론 울프를 믿고 매지코를 지지해주었던 단 50명의 오디오파일에게 선사한 선물로서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다. 전 세계에서 단 50명에게만 부여된 M 프로젝트는 당시 매지코의 모든 기술의 총계였고 결정판이었다. 하지만 매지코는 이 한정판의 확장판을 출시하기로 결정했고 그것이 바로 M3와 M6다.
▲ Magico M-Project
이번 리뷰의 주인공 M6는 현재 구입 가능한 매지코의 실질적 플래그십이다. Q7이 사실상 단종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대체하는 것은 또 다른 Q 시리즈가 아니라 M6가 되었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의 의미이자 전설처럼 남은 M 프로젝트의 확장이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 Magico Q7 MKII
M6는 가장 최고 수준의 음질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어렵고 어쩌면 타협이 없는 방식으로 앞만 보고 전진해나간 결과물이다. 우선 매지코가 선택한 유닛은 현재 구현 가능한 최고급 사양을 갖는 유닛들로서 매지코가 직접 디자인하고 오직 매지코 스피커에만 적용되는 유닛들이다. 예를 들어 트위터는 다이아몬드를 코팅한 베릴륨 돔 유닛으로서 총 3개국의 전문가와 매지코의 CTO이자 물리학자 야이어 타맘(Yair Tammam)이 이룩한 쾌거다.
▲ Magico M6
미드레인지는 단 한 발만 사용하며 트위터 상단에 위치시켰다. 구경은 6인치. 이 유닛은 놀라운 신소재 XG 나노그래핀을 진동판 소재로 사용했다. 영국 과학자가 흑연에서 추출해내 노벨상을 받기도 한 소재로서 구리보다 100배 높은 전도율을 가지며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른 전자 이동 속도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강철보다 200배 이상 높은 강도를 갖는 XG 나노그래핀 진동판은 이전의 매지코 미드레인지 유닛보다 무게가 30% 가벼워지면서, 강도는 300% 증가했다.
▲ XG 나노그래핀(XG Naongraphene)
저역 재생을 위한 베이스 우퍼는 10.5인치 세 발을 투입하고 있다. 초저역까지 재생 가능한 M6는 저역 제한 없이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보여주는데 이 세 발의 우퍼는 철저히 검토된 구조를 갖는다. 여러 겹의 카본과 XG 나노 그래핀을 융합한 진동판 그리고 거대한 네오디뮴 SD 마크넷과 5인치 티타늄 보이스 코일을 사용해 와전류(Eddy Current)를 극단적으로 낮춘 유닛이다. 이로써 M6는 총 다섯 개의 유닛은 22Hz 초저역에서 50kHz 초고역까지 재생 가능한 풀레인지급 스피커로 완성되었다. 더불어 엘립티컬 시메트리(Elliptical Symmetry) 설계 기법 아래 문도르프(Mundorf) 등 최소의 고급 부품만을 통해 만든 초호화판 크로스오버를 내장시켰다.
▲ 매지코 M6 내부
새로운 모델을 발표할 때마다 화제가 되었던 인클로저 골격의 핵심은 완전한 밀폐형 설계라는 점이다. 그룹 딜레이와 브레이킹 모드, 포트의 공진 주파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한 정공법이다. 하지만 밀폐형의 단점은 내부 에너지가 발생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내부 공진과 드라이브 유닛과의 상호작용 등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굉장히 단단하며 댐핑 특성이 우수한 소재를 활용한다.
▲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기존에 알루미늄만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M3에서는 양 사이드 패널에 카본을 사용했고 급기야 M6에 와서는 모든 패널과 내부까지 카본을 사용해 밀폐형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댐핑 소재도 첨가하지 않고 정재파를 소멸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더불어 미드레인지를 마치 혼 타입처럼 설계하고 인클로저를 열 개의 알루미늄 텐션 로드를 사용, 앞뒤로 고정시키고 있다. 각 대역간 간섭을 피하는 한편 유닛의 피스톤 운동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클로저 텐션 변화까지도 철저히 단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Sound Quality
매지코 M6은 밀폐형이며 기존 플래그십 Q7 같은 초대형 스피커보다 작은 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본을 사용하면서 더 미려한 외관을 얻었고 내부까지 카본으로 처리하면서 정재파를 최소화하고 더 작은 용적 안에서도 매우 높은 능률을 확보하고 있다. 밀폐형 타입 스피커라고는 믿을 수 없는 91dB 능률을 가졌고 공칭 임피던스는 4Ω 정도로 제동 자체가 예상보다 어렵지 않다.
매칭을 위해 동원한 앰프는 CH 프리시전 L1 프리앰프와 전원부 X1 그리고 모노럴 모드에서 4Ω 기준 350W 출력을 내줄 수 있는 파워앰프는 M1 모노블럭을 매칭했다. 소스기기는 에소테릭 N-01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G-01X 마스터 클럭 제너레이터를 붙여 청음했으며, 음원은 멜코 N1A MKII에 저장된 레퍼런스 녹음들을 활용했다. 시청 장소는 오디오스퀘어 메인 시청실이다.
“음상의 크기, 포커싱, 잔향 특성 등은 마치 녹음 현장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로 사실적인 사운드스테이징을 선보인다.”
아마도 기존 매지코를 생각하면 대단히 위압적인 금속 건축물의 빌드 퀄리티와 함께 굉장히 절제된 사운드를 연상할 것이다. 그러나 M6는 Q7 같은 대형기보다 몸체는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쉽게 사운드를 풀어낸다. 더불어 훨씬 더 큰 대형기의 스케일에 쉽게 도달한다. 예를 들어 윈터 플레이의 ‘Hey Bob’같은 곡을 들어보면 소극장 공연 정도의 실사이즈 무대를 만들어 필자를 놀라게 했다. M3와 용적 차이는 두 배까지 나지 않지만 사운드 스테이지의 크기는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더불어 음상의 크기, 포커싱, 잔향 특성 등은 마치 녹음 현장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로 사실적인 사운드스테이징을 선보인다. 드디어 저역 제한 없는 광대역 레퍼런스 스피커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순간이다.
“솔로 악기 녹음을 들어보면 마치 깊은 산속 정상에서 마주치는
해맑은 정경과 지하수처럼 맑고 투명한 고역이 감쇄 없이 유연하게 뻗는다.”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의 트위터는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해냈던 트랜스듀서의 해상도 기준을 몇 단계 상승시켰다. 뿐만 아니라 어떤 노이즈 플로어도 청감상 포착되지 않으며 지저분한 잔상도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오직 음표만이 검은 배경 위에 투명하게 넘실거리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줄리아 피셔의 바흐 ‘샤콘느’ 같은 솔로 악기 녹음을 들어보면 마치 깊은 산속 정상에서 마주치는 해맑은 정경과 지하수처럼 맑고 투명한 고역이 감쇄 없이 유연하게 뻗는다. 과거 금속 스피커의 배플 반사로 인한 금속성은 전혀 없으며 소프트 돔이지만 금속 돔 이상의 개방감과 입체감을 선사한다.
“가장 낮은 딥 베이스 대역에서도 정확한 옥타브를
엘리베이터처럼 차등적으로 묘사해주며 어떤 부스팅도 느껴지지 않는다.”
중, 고역 주파수 대역에서 만들어내는 넓고 깊은 무대에 더해 저역은 과연 현존하는 최고급 하이엔드 스피커의 권위감을 드러낸다. 막스 리히터의 ‘Dream 1’을 들어보면 가장 낮은 딥 베이스 대역에서도 정확한 옥타브를 엘리베이터처럼 차등적으로 묘사해주며 어떤 부스팅도 느껴지지 않는다. 카본과 알루미늄을 활용해 팽팽하게 조인 인클로저는 물론, 3점지지 M-POD의 디커플링 구조는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 선명한 저역을 구사하며 귀가 아닌 몸으로 다가오며 공간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지향성이 없는 저역이지만 무척 입체적인 감흥을 느끼게 만드는 저역의 원인이다. 단지 빵처럼 부풀려 과장하는 대형기의 저역이 아닌, 팽팽한 음압과 투명한 해상력이 융합된 저역 특성은 장르를 타지 않는 포용력을 품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기타 톤 및 특유의 손가락 힘이 실린 무게감과 펀치력을
이토록 생생하게 투영해내는 스피커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시간축 반응 특성은 오히려 M3보다 더 힘차며 추진력이 붙은 사운드로 드러난다. 대형기에서 유닛의 빠른 피스톤 운동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해 뿌옇게 탈색되거나 뭉개지며 다소 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특성이 M6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스티비 레이 본의 ‘Tin Pan Alley’에서 무대 중앙을 뚫고 포효하듯 전진하는 기타 사운드엔 엄청난 힘이 실려 있다. 보편적인 기타 스트링보다 더 두터운 그의 기타 톤 및 특유의 손가락 힘이 실린 무게감과 펀치력을 이토록 생생하게 투영해내는 스피커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그 속엔 에너지의 미세한 강/약 대비와 페이스, 타이밍 등 동적 움직임에 대한 기민한 반응 특성이 공존한다.
M6 스피커의 키는 143cm, 깊이는 66cm, 전면 배플 넓이는 51cm다. 타사의 플래그십 스피커에 비하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으나 매지코의 매직은 멈추지 않는다. 다름이 아닌 높이 축에 관한 표현력이다. 대형 스피커의 대편성 재생 능력은 물론 커다란 음압과 광활한 스케일이지만 사실 커다란 소리에 뭍혀 작은 소리들이 잠겨버리면서 토널 밸런스가 깨지기 십상이다.
매지코 M6가 놀라운 점은 M3에 비해 훨씬 더 커진 스케일과 저역 펀치력을 가지면서도 세밀한 디테일과 함께 사운드스테이징의 높이까지도 비로소 묘사해낸다는 점이다. 안드리스 넬슨스과 보스턴 심포니의 교향곡 5번 및 바흐 ‘Toccata’ 등에서 그려내는 전/후 레이어링과 심도 및 천정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파이프 오르간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다.
총평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2004년 매지코 미니 북셀프가 등장했던 당시로 돌아가보면 지금과는 판이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 적층 자작나무와 스캔스픽 링 라디에이터가 등장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후 V2, V3 등에 이어 비교적 최근의 Q, S 시리즈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스피커 역사의 혁명을 비교적 단시간 내에 이루어낸 매지코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전에 M6라는 동일한 모델이 한번 등장했던 적이 있다. 지금의 M6와 무척 다른 모습이지만 당시 아론 울프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스피커 설계의 프로토타입과 같은 존재였다.
▲ Magico M6(2006)
거대한 혁신은 M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급물살을 타며 현재의 M6를 탄생시켰다. 알루미늄과 카본 그리고 몇 세대 진화한 유닛 및 크로스오버 등 모든 면에서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의 방점을 찍고 있다. 대형기를 스케일을 보이면서도 2웨이 북셀프 스피커나 동축 또는 정전형 스피커에서 즐길 수 있었던 선명한 포커싱과 반응속도를 얻어냈다. M6에서 필요악 인클로저의 존재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오직 유닛이 쏟아내는 마스터 레코딩의 음악적 진실만 남았다. [Magico]에 대한 러브레터로부터 시작한 매지코는 M6를 통해 음악에 헌정하고 있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주요사양
형식: 3웨이 플로어스탠딩
주파수 응답: 22Hz ~ 50kHz
최소 권장파워: 30W 이상
감도: 91dB / 2.83V/m
임피던스: 4Ω
드라이버: 1.1인치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 6인치 XG 나노그래핀 콘 미드레인지, 10.5인치 XG 나노그래핀 콘 우퍼 x 3
인클로저: 밀폐형
크기(W x H x D): 510 x 1,430 x 660mm
무게: 17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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