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은 8월 들어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마스터 포 아이튠즈(Mastered for iTunes)’를 ‘애플 디지털 마스터(Apple Digital Masters)’로 리브랜딩 했다. 마스터 포 아이튠즈는 고음질 스트리밍을 위한 자사의 음원 마스터링 가이드를 제공하며 지난 2012년 2월 발표했었다. 

디지털 음원은 음원 제작사가 최종적 마스터링 결과물을 스튜디오 음질인 24bit/96kHz 이상으로 발매하게 되는데, 애플은 자체적으로 마스터링 가이드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여, 음반 제작사들이 이 가이드에 맞춰 마스터링 했을 경우 ‘Mastered for iTunes’ 배지를 부여했다.

▲ 2012년 2월 발표한 Mastered for iTunes

애플은 음반 제작자에게 샘플링 주파수 96kHz 이상의 24bit 비압축 WAV 또는 AIFF의 고해상도 음원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마스터 음원을 인코딩하는 과정은 크게 2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마스터링 퀄리티의 샘플링 레이트 변환(SRC)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마스터 음원을 44.1kHz로 리샘플링한다. SRC는 일반적인 다운샘플링 처리 시 발생하는 노이즈와 노이즈 방지를 위한 CAF(Core Audio File) 형식의 32bit 부동 소수점 파일을 인코더용 데이터로 출력한다.

두 번째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인코더를 사용하여 24bit 마스터 음원의 다이내믹레인지, 해상도를 최대한 유지하여 AAC 형식의 파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인코더는 일반적으로 음원파일의 다운샘플링 처리 시 사용하는 디더링(부드러운 변환처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추가)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압축하면서도 스튜디오 마스터에 준하는 고음질 음원파일을 만들 수 있다. 

▲ 애플의 고해상도 음원 서비스가 기대되는 행보. Apple Digital Masters

애플은 자사의 SRC 인코더의 성능 향상을 위해 마스터 포 아이튠즈 이후 7년간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해왔다. 현재에도 수많은 엔지니어와 아티스트가 애플 디지털 마스터 대응 음원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특히 아이튠즈 스토어(iTunes Store)에서 다운로드 방식으로 판매하는 클래식 타이틀은 90% 이상 애플 디지털 마스터를 지원한다. 

또한 애플은 자사의 제작환경에서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제작사는 이를 통해 256kbps/AAC 파일형식의 애플 디지털 마스터 음원을 만들 수 있다. 

▲ 애플뮤직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모두 지원하지만 음원의 품질은 차이가 있다.

현재 애플이 판매하고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iOS 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와 아이튠즈(아이튠즈는 올해 가을 애플 뮤직앱(Apple Music App)으로 전환 예정)가 있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정액제 음악 서비스 애플 뮤직 역시 256kbps/AAC 포맷의 음원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경우 많은 데이터를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은 가변 비트레이트를 사용하여 일정한 음질을 유지하는 방법을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사용자 설정을 통해 고음질 스트리밍으로 설정할 수 있다. 

타사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중 256kbps 보다 높은 비트 레이트를 제공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애플은 현재 이동 통신 서비스의 속도와 음악 컨텐츠 제작의 경험을 통해 마스터 음원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부담 없이 스트리밍 재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256kbps가 최적인 스펙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애플 뮤직에서 제공되는 음원 중 상당 수는 애플 디지털 마스터 수준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 고음질 스트리밍을 활성화하면 256kbps/AAC 포맷으로 감상할 수 있다.

애플뮤직은 향후 비압축, 무손실 등 진정한 고해상도 음원 서비스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다만 그 전에 해결해야할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 번째는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로 판매되고 있는 음원은 기술적으로 바로 가능하다. 하지만 음원 판매자와 새로운 계약체결이 선행되어야 하고, 현재 iOS 기기에서는 고해상도 음원 재생을 지원하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 애플의 기기에서 고해상도 음원의 재생을 지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

iOS 기기에서 고해상도 재생을 지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OS의 업그레이드, 하드웨어 대응 등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 하나에 앱에 일원화되어 있어 다운로드 방식과 스트리밍 방식에 음질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환영받을 만한 일은 아니다.

▲ 8월 23일 발매예정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반에도 애플 디지털 마스터 인증이 있다.

고해상도 음원의 재생을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 전송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이 사용하는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전체 통신 인프라에도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고속·대용량·다수 동시 접속을 실현한 ‘5G’ 기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플은 5G 지원 아이폰을 2021년 즈음 발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통신기기에 필수적인 모뎀 칩 개발을 위해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사업을 인수했다. 또한, 퀄컴에 거액을 지불하고 라이선스를 사용을 재게 한 것도 5G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애플의 고해상도 음원 서비스도 기대해볼만 하다.

5G 대응의 아이폰이 출시된다면 애플은 자사의 킬러 컨텐츠 중 하나로 애플 뮤직에서 고해상도 음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리브랜딩 한 애플 디지털 마스터는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음원을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애플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