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국내 상륙한 명품 스피커 브랜드, 괴벨 하이엔드(Göbel High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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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독일 뮌헨 오디오쇼의 괴벨 부스
괴벨 하이엔드의 설립자 올리버 괴벨(Oliver Göbel)
괴벨 하이엔드는 독일 지멘스 출신의 엔지니어 올리버 괴벨(Oliver Göbel)이 2003년 독일 알링(Alling)에 설립했다. 무엇보다 벤딩 웨이브 트랜스듀서(Bending Wave Transducer)라는 독특한 재생 방식의 평판 유닛과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으로 처음 등장 때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현행 라인업을 보면, 카본 벤딩 웨이브 트랜스듀서를 채택한 에포크 이온(Epoque Aeon) 시리즈, AMT 트위터를 채택하며 2018년에 새로 등장한 디빈(Divin) 시리즈로 나뉜다. 여기에 라코드 스테이트먼트(Lacorde Statement)라는 케이블 라인도 갖추고 있다.
Divin : Divin Majestic, Divin Noblesse, Divin Marquis
Lacorde Statement : Lacorde Statement Speaker, Lacorde Statement Jumper, Lacorde Statement XLR, Lacorde Statement RCA, Lacorde Statement Power, Lacorde Statement Ethernet, Lacorde Statement USB, Lacorde Statement Digital XLR, Lacorde Statement Digital RCA
에포크 이온 모델 중에서는 바포스(Baforce) 이름이 들어간 3개 모델이 눈길을 끄는데, 벤딩 웨이브 유닛을 채택한 에포크 이온 스피커는 재생 구조상 별도 서브우퍼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액티브/패시브 서브우퍼가 바로 바포스(Baforce)와 소형 바포스 프티트(Baforce Petite)이다. 바포스 컨트롤러는 바포스가 내주는 저역 주파수 상한을 결정하는 외장 크로스오버다.
회사 설립과 이후 이력에 대한 이야기는 설립자로부터 직접 듣는 게 여러모로 근사하다.
#1. “어렸을 때부터 저는 항상 음악, 고음질 및 확성기에 빠져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복음주의 목사였기 때문에 아버지 쪽 가족 모두가 악기를 많이 연주했습니다. 오르간,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트럼펫 등등. 하지만 결과적으로 저 혼자 악기 연주에 재능이 없었습니다. 저는 듣는 것을 좋아했지만 혼자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 바이올린 연주를 공부했고 지금도 여전히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바이올린을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2. “어쨌든 저는 음악을 듣고 기술적으로 재생하는 것에 훨씬 더 매료되었습니다. 하이파이와 더 나은 음악 재생 방법을 찾는 것이 저의 취미이자 일이었습니다. 저는 전기와 통신 기술을 공부했고 지멘스(Siemens)에서 일하면서 다른 제조업체를 위한 스피커와 음향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주로 자동차, PA, 가구 사업에서 항상 스피커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다 풀레인지 스피커로 쓸 수 있는 벤딩 웨이브(Bending Wave) 기술에 매료되었고, 오랜 개발 끝에 벤딩 웨이브 트랜스듀서의 음향 응용 분야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3. “특허를 받자 제 사업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멘스를 그만두고 2003년 10월에 제 회사인 괴벨 하이엔드(Göbel High End. www.goebel-highend.de)를 설립하고 모델명 데타이유(Detaille)의 첫 번째 벤딩 웨이브 스피커를 공개했습니다.”
#4.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스피커와 기술은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더 큰 회사들도 우리에게 스피커 개발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전자음향 분야의 OEM으로서 두 번째 회사 괴벨 오디오(Göbel Audio GmbH. www.goebel-audio.de)를 설립했습니다. Grundig Audiorama 9000 구체 방사형 스피커, 5.1 Grundig Fine Arts 홈 시네마 스피커 시스템 등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이때 개발됐습니다.”
#5. “2006~2008년 이 기간에는 OEM 작업도 활발했지만, 괴벨 하이엔드의 제품도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OEM 사업을 하는 동안 품질 관리, 올바른 문서 작업, 대규모 제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이는 거의 모든 다른 소규모 하이엔드 제조업체가 알지 못하고 수행하지도 않는 것들입니다.”
#6. “하지만 OEM 사업은 제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하이엔드 최고급 기술로 실제 음악 이벤트를 재현하고자 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천천히 OEM 사업을 중단하고 괴벨 하이엔드에 다시 집중했습니다. 우리의 제품을 만들면서 모든 측면에서 최고급 음질과 절대적인 고급 접근 방식 외에도 OEM 대량생산 중에 배운 품질관리 메커니즘을 구현했습니다. 우리의 제품 라인업은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현재 2개의 스피커 라인(Divin, Epoque Aeon)과 1개의 케이블 라인(Lacorde Statement)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리버 괴벨이 직접 언급했듯이 이들의 데뷔작은 벤딩 웨이브 트랜스듀서를 채택한 데타이유(Detaille)다. 벤딩 웨이브 트랜스듀서는 진동판이 앞뒤가 아니라 동심원상으로 물결치듯 움직여 소리를 내는 유닛. 돌 하나를 잔잔한 호수에 던졌을 때 동심원이 생기면서 파장이 생기듯, 음악 신호가 평평한 진동판에 들어오면 매우 자연스럽게 각 대역의 음파가 만들어진다. 트랜지언트 특성이 아주 좋은 점도 벤딩 웨이브 유닛의 큰 장점이다.
괴벨 데타이유(Detaille) 스피커
어쨌든 데타이유는 디테일(detail)하게 음악을 재생한다고 해서 이런 모델명이 붙여졌는데, 2004년 뮌헨 오디오쇼에서 선보인 데타이유는 ‘이게 스피커 맞나?’ 싶을 큼 파격적인 모습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맸다. 마치 네모난 헝겊에 둘레를 가죽끈으로 꿰맨 듯한 형상은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
하지만 0.5mm 두께의 진동판 재질은 헝겊이 아니라 아주 얇고 가벼우며 단단한 나무를 여러 겹으로 포갠 것이었고, 둘레에 박힌 것은 이 진동판의 강도를 보다 높여주기 위한 실리콘 밴드였다. 더 놀라운 것은 20 x 27cm 크기의 이 유닛이 무려 150Hz~28.5kHz를 플랫하게 커버한다는 것. 또한 전면 방사각이 180도, 후면파 상한이 4kHz에 달하는 점도 파격 그 자체였다. 또한 데타이유는 150Hz 이하를 커버할 180W 출력의 외장 서브우퍼를 동반했는데, 현행 바포스(Baforce)의 원조로 보면 될 것 같다.
이어 2010년에는 벤딩 웨이브 프로듀서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새 라인업 에포크(Epoque) 시리즈와 서브우퍼 바포스 엘리트(Baforce Elite)가 등장했다. 높이 201cm, 무게 190kg의 플래그십 에포크 레퍼런스(Epoque Reference)는 가운데에 벤딩 웨이브 유닛을 두고 위아래에 6.5인치 알루미늄 우퍼 2발과 패시브 라디에이터 1발(총 6발), 후면에 패시브 라디에이터 6발을 장착했다. 주파수응답특성은 28Hz~31kHz,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86dB.
에포크 피네(Epoque Fine)는 높이 123cm, 무게 100kg의 소형 모델로, 맨 위에 벤딩 웨이브 유닛, 아래에 6.5인치 알루미늄 우퍼 2발과 패시브 라디에이터 1발, 후면에 패시브 라디에이터 3발을 갖췄다. 공칭 임피던스는 8옴, 감도는 85dB, 주파수응답특성은 28Hz~31kHz. 바포스 엘리트(Baforce Elite)는 전면에 6.5인치 알루미늄 우퍼 2발과 패시브 라디에이터 1발, 후면에 패시브 라디에이터 3발 구성으로 400W 앰프를 내장해 28Hz까지 커버한다.
2013년에는 벤딩 웨이브 트랜스듀서에 카본이 투입됐고, 8옴이었던 에포크 피네의 공칭 임피던스가 4옴으로 낮아지고 최저 임피던스 역시 에포크 레퍼런스와 마찬가지로 1.5옴까지 떨어지게 됐다. 이 낮은 임피던스와 이로 인한 앰프 선택의 어려움이 괴벨 하이엔드가 2018년에 새 에포크 이온(Epoque Aeon) 시리즈를 내놓게 된 결정적 배경이었다. 실제로 에포크 이온 레퍼런스의 경우 최저 임피던스가 3.4옴, 에포크 이온 피네는 2.8옴으로 상향 조정됐다. 괴벨 하이엔드에서 “이제 거의 모든 앰프로도 에포크 스피커를 울릴 수 있게 됐다”라고 선언한 이유다.
괴벨 에포크 이온 레퍼런스(Epoque Aeon Reference) 스피커
괴벨 에포크 이온 피네(Epoque Aeon Fine) 스피커
고감도 스피커 디빈 시리즈의 탄생
2018년, 괴벨 하이엔드는 새 디빈(Divin) 스피커를 내놓았다. 벤딩 웨이브 유닛 대신 독일 문도르프(Mundorf)가 커스텀 제작한 AMT(Air Motion Transformer) 트위터를 채택하고 위아래에 중고역 유닛을 다폴리토(D’Appolito) 방식으로 배치한 초대형기 디빈 마제스틱(Divin Majestic)이 탄생한 것이다. 필자가 2018년 5월 뮌헨 오디오쇼에서 직접 보고 들었던 바로 그 모델로, 자타공인 괴벨 하이엔드의 현행 플래그십 스피커다.
“소출력 진공관 앰프로도 괴벨 사운드를 듣고 싶은 오디오파일을 위해 고감도 스피커를 만들었다”는 것이 디빈 마제스틱을 내놓으며 던진 올리버 괴벨의 출사표였다. 실제로 디빈 마제스틱의 감도는 무려 98dB에 달하고, 2019년에 나온 디빈 노블레스(Divin Noblesse)는 95dB, 2020년에 나온 디빈 마퀴어스(Divin Marquis)는 92dB에 달한다. 이에 비해 에포크 이온 레퍼런스와 에포크 이온 피네는 모두 86dB에 그친다.
괴벨 디빈 마제스틱(Divin Majestic) 스피커
괴벨 디빈 노블레스(Divin Noblesse) 스피커
괴벨 디빈 마퀴어스(Divin Marquis) 스피커
디빈 마퀴어스는 다폴리토 배치 대신 일반적인 TM(Tweeter Midrange) 방식을 취했다. 역시 AMT 트위터를 채택했고 그 아래에 8인치 미드 1발, 12인치 우퍼 1발이 차례로 높이 118cm의 인클로저에 장착됐다. 무게는 150kg. 공칭 임피던스는 4옴(최저 3.4옴), 감도는 92dB, 주파수응답특성은 21Hz~28kHz(-3dB)를 보인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디빈 노블레스와 동일한 140Hz, 1.6kHz다.
한편 다빈 마제스틱은 케이스 포함 총 1.8톤이 넘는 상황이라 괴벨 하이엔드는 어쩔 수 없이 이 스피커를 3등분 했는데 스피커 뒷면을 보면 세 블록을 합쳐놨지만 점퍼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즉, 블록들은 상부와 하부, 그리고 중간 블록이 모두 위아래가 뚫려있는 형태다. 접합부에는 괴벨 하이엔드가 공개하지 않는 특수한 금속과 이음새를 메우기 위한 특수 재질이 포함돼, 노코크 방식의 스피커들보다 더욱 완벽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연결되는 블록간 점퍼 케이블이 존재하지 않는 점도 디빈 마제스틱의 음질을 극도로 향상시킨 일등공신. 이 밖에 괴벨 하이엔드 스피커들은 거의 전부 일체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각 유닛 주변의 인클로저 두께가 전부 1mm 단위 수준으로 미세하게 다르거나 어떤 부위는 현존 스피커 중 가장 두껍다. 디빈 마제스틱의 경우 가장 두꺼운 부분은 무려 22cm에 달한다고 한다.
명품 브랜드로서 괴벨 하이엔드
괴벨 하이엔드의 메인 스태프는 모두 진동 소음 물리학 전공자들로 구성됐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대해서도 평이 좋은데 올리버 괴벨은 괴벨 스피커의 디자인은 의도적으로 보기 좋은 형태가 된 것이 아니고 수많은 물리 공식을 도입, 장기간 테스트한 결과 최고의 소리를 내준 프로토타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올리버 괴벨은 자신들의 제품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 아직까지 우리의 스피커 구동 방식을 정확하게 아는 전문가들이 없을 정도로 최상의 소리에 대한 접근 방식이 타 브랜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 우리는 패시브 회로 소자 중 필름 커패시터와 트위터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우리의 최종 목표에 반하는 소자와 유닛이기 때문이다.
- 고객들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개발 노선을 일부 수정한 디빈 시리즈에는 문도르프에서 장기간 특주 개발한 유닛을 공급받아 괴벨 하이엔드에서 4가지 추가 커스텀 작업을 했다. 이 결과, 괴벨 하이엔드 유닛이 가진 초 하이엔드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옛 스피커들의 향수까지 느낄 수 있는 유닛이 탄생했다.
- 우리는 많은 자체 개발 유닛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초대형 풀레인지 가상 동축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창립 당시부터 우리의 개발 제품 목록에는 패시브 네트워크 소자들이 빠져있었고 현재도 우리는 저항, 코일, 커패시터를 자체 개발하지 않는다. 언젠간 이 소자들이 우리에게 무의미한 날이 오게 될 것이다. 현재는 트위터 특주 유닛과 소자만 문도르프에서 공급받고 있다. 소자 역시 우리가 전한 10장에 가까운 제작 요청 자료대로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는 문도르프의 고가 소자 사용을 극도로 줄이고 있다.
한편, 괴벨 하이엔드는 국내에 수입되는 세계 최고 명성 스피커 브랜드들이 보유한 특허 기술들보다 훨씬 많은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특허 기술의 수만으로도 세계 톱이라고. 스피커 주문 고객들이 수월하게 제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설치 과정에 대한 특허도 가지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괴벨 하이엔드 스피커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제품 고장 시 본사로 보내 수리를 하는 방식을 선택하면 고객들에게 큰 부담을 드린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전 스피커 모델이 일반 스피커 케이블 연결하듯 바인딩 포스트를 사용하는데, 이는 음질적으로 불리한 방식이지만 이 부분도 완벽하게 해결을 한 상태라고 한다. 유닛이 망가졌을 시 본사에서 유닛만 보내주면 주문 고객과 지인 한 분만 있으면 자가 수리가 되게끔 모든 모델들은 특이한 방식의 설계가 되어 있다.
이처럼 사후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 괴벨 하이엔드이지만, 제품 고장에 대한 염려는 붙들어 매도 될 것 같다. 괴벨 하이엔드 스피커들은 전 모델 개발 당시 프로토타입 3조씩 제작해 6.5m 위에서 스피커를 낙하시키는 테스트를 한 조 당 10번씩 하고 있다. 에포크 이온 시리즈의 경우 10번의 테스트에서 유닛이 망가지지 않았고 디빈 마퀴어스와 디빈 노블레스는 14번까지 정상 작동을 했다. 디빈 마제스틱 역시 6번을 버텨냈다. 지금까지 유닛 교체 건수가 3건에 불과한 이유다. 과연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괴벨 하이엔드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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