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kmann BARDO 턴테이블
그는 당장 나일론, 티타늄, 알루미늄, 황동 등으로 나사를 만들어 이 세 개의 나사를 대체하는데 모든 시간을 쏟았다. 때로는 서로 다른 소재의 나사를 다양한 조합으로 섞어서 테스트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 작은 나사로 인한 음질적 변화가 얼마나 드라마틱한지 놀라가 되었다. 결국 그가 최상의 결과를 얻은 것은 세 개 나사 중 단 하나만 티타늄 나사로 바꿨을 경우였다.
이 사람이 바로 헬뭇 브링크만(Helmut Brinkmann), 브링크만이라는 아날로그 기기 전문 메이커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위 사례처럼 치밀하고 집요한 엔지니어가 만든 턴테이블은 현대 정밀 공학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LP의 소릿골에 기록된 좌/우 채널 시그널을 정확하게 읽어 들여 포노 앰프로 전달해야하는 역할을 하는 것.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엄청나게 다양한 음질 저해 요인들이 끼어들게 된다. 진동과 공진, 수평 등은 물론이며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드라이브 메커니즘, 그리고 이를 회전시키는 데 필요한 모터의 코깅 및 드라이브 메커니즘에 따른 속도 편차, 즉 와우&플러터(Wow&Flutter). 이 외에도 어느 부분 하나만이라도 소홀히 했을 경우 LP 사운드는 몇 단계 아래로 그 퀄리티까 추락한다.
우선 템포, 이는 단 1%의 오차도 허락하지 말아야한다. 이는 아무리 황금 귀의 소유자라도 매우 작은 오차는 알아챌 수 없지만 이것이 계속될 경우 음악에 대한 인상과 평가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또한, 와우&플러터가 일으키는 오리지널 레코딩에 대한 왜곡은 디지털의 그것보다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모터의 코킹 현상, 플래터 베어링의 완성도, 그리고 벨트 드라이브 방식 턴테이블에서 모터가 플래터를 돌리면서 생겨나는 마찰과 회전오차 등. 바르도는 가장 심플하지만 브링크만의 첨단 정밀공학으로 이 죄악과 같은 아날로그 턴테이블의 단점들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최소화시킨 턴테이블이다.
플래터 하단에 마련된 서킷 보드를 보면 서킷 보드 위에 코일이 위치하고 있고 원형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마그넷은 플래터의 베어링 서킷에 마운트되어 있다. 그리고 이 마그넷은 하단에 위치한 네 개의 특수 제작 코일에 의해 마그넷이 힘을 받아 베어링과 함께 회전한다. 바르도의 플래터는 그 무게가 무려 9.8kg으로 턴테이블 총 중량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지만, 단 하나뿐인 모터는 육중한 무게의 플래터를 매우 자연스럽고 정밀하게 회전시킨다.
스펙 상으로도 바르도의 우수성은 명백히 드러난다. 와우&플러터는 0.07%로 선형적인 수치를 보이며, 럼블 노이즈는 - 64dB로 하이엔드 턴테이블 중에서도 무척 우수한 수치다. 또한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이 갖는 매우 편리한 속도 조절 장치를 제공한다. 톤암 바로 하단 쪽 베이스에 33 1/3 및 45rpm 속도 조절용 토글이 위치해 있다. 절대 스타트와 스톱 버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모터가 걸리지 않게끔 토글을 중간에 위치하는 기능만 지원할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 번 회전시켜 LP 를 재생하다가 모터를 멈추어도 플래터가 수십 초간 회전하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멈춘다.
이는 턴테이블을 받치고 있는 모터와 그 내부에 장착된 베어링이 얼마나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는가를 방증한다. 바르도에 채용된 베어링은 초 저소음 유체 역학 베어링으로 오일 층 위에 떠서 작동한다. 대게 시간이 지나면 베어링이 마모되거나, 마모되기 전에 베어링 오일이 말라버려 회전이 부드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바르도의 경우 일단 접촉 저항이 없이 회전하므로 이론적으로 노이즈가 거의 제로에 가깝고 오일 충진이나 베어링 마모 등에 대한 걱정이 없다. 모터 작동이 멈춘 후에도 이렇게 오랫동안 회전하는 플래터는 거의 없다.
이 외에 모터의 작동을 위해 필요한 전원은 별도의 분리된 섀시에 담겨 독립적으로 제공된다. 그리고 본체는 단지 플래터와 톤암 보드를 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과 구조만을 가진다. 따라서 본체만 놓고 보면 둥근 플래터와 톤암이 전부인 듯 보이는데 확실히 진동과 공진으로부터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뛰어난 특성을 갖는 받침대가 필수다. 물론 본체 자체는 공진에 매우 뛰어난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더불어 플래터는 공진에 최적화된 알루미늄 알로이 재질에 상단은 크리스탈 글래스 소재로 마무리되어 있다. 본체 섀시 역시 공진 제어에 최적화된 구조로 15mm 두께의 두랄루민을 사용하고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10인치 브링크만 톤암은 스태틱 밸런스 방식으로 톤암 후면의 무게추를 돌려 침압을 조절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VTA 조정이 무척 편리하며 많은 톤암에서 생략되어 있는 방위각(Azimuth) 조정이 미세하게 가능하다. 또한 헤드셀 또한 ± 5° 각도로 조정이 가능해 여러 상황에 따라 다양한 미세 조정이 가능한 것은 큰 장점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카트리지는 브링크만의 파이(Pi) 카트리지로 0.15mV 수준의 매우 작은 출력전압을 갖는 저출력 MC 카트리지다. 자체 무게는 14g, 1.8g 라는 매우 작은 침압을 요구한다. 재미있는 것은 카트리지 스타일러스가 마이크로 릿지(Micro Ridge) 타입으로 타원 형태에 양쪽이 날개처럼 생겨 좌/우 접촉 편차가 매우 작다. 따라서 일반적인 타원형 스타일러스에 비해 음질적으로 장점이 많다.
진공관을 활용한 녹음으로 유명한 TACET 의 2011 LP 컴필레이션 중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Dance Espanish’ 에서는 음색적인 특성들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바이올린의 표면 질감은 무척 견고하면서 밀도의 분포가 균일하며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다. 대역과 옥타브를 오르내리면서도 어떤 허점을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균일하며 일정한 밸런스와 밀도, 하모닉스 특성을 잃지 않는 모습이 놀랍다. 각 악기는 중첩되는 주파수 안에서도 선명하게 그 음색이 구분되어 들리며 거침없이 음악의 물결 속을 헤어쳐 나가는 송어처럼 빠르고 명쾌하다. 하지만 그 표면 느낌이 따스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해 피로감이 없다. 따라서 A면이 끝날 때가지 계속해서 음악을 듣게 만든다.
바르도는 호방한 북미 스피커보다는 매우 세련되고 우아하며 동시에 정밀한 세부 표현이 돋보이는 유럽의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들을 닮았다. 1980년대 일본에서 재발매한 소니 롤린스의 [Way Out West] 중 ‘I’m old cowhand’를 스테레오를 들어보자. 좌측 무대에 소니 롤린스, 우측 무대에 레이 브라운의 더블 베이스가 그리고 셸리 맨의 심벌이 생생하게 찰랑인다. 특히 중반 이후 더블 베이스 솔로 부분에서 낮은 음계도 탁하게 뭉개지지 않으며 매우 정확한 저역 움직임과 해상도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턴테이블, LP 라고 하면 저역은 흐릿하고 부스트되어 있으며 고역은 일찍 dB가 감쇄되어 중역 위주의 푸근한 소리를 낸다고 오해하고 있다. 만일 바르도 턴테이블을 들어본다면 그 생각은 완전히 와전된 것임을 확인하고는 대역 소화 능력과 다이내믹스에 놀라워할 수도 있다. 안네 소피 무터와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 필이 함께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보면 LP에서 얼마나 폭넓은 다이내믹스 표현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더군다나 본 LP는 흔히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재발매 LP다. 수준급의 해상력과 디지털 소스기기에서는 표현 불가능한 무터의 바이올린 음색과 하모닉스는 순전히 바르도 덕분이다.
품명 | Brinkma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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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BARDO |
법에 의한 인증·허가 등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 그에 대한 사항 | 상품페이지 참고 |
제조국 또는 원산지 | 독일 |
제조자 | Brinkmann / 극동음향 |
A/S 책임자와 전화번호 또는 소비자상담 관련 전화번호 | 02-2234-8804 |
출력도 부족함 없고 소리도 밝고 시원하며 저음부는 양감이 적고 응답속도가 빨라 뭉개짐 없이 잘 표현되어줍니다. 어떤 스피커를 앞으로 매칭할지 고민입니다. 취향만 잘 맞다면 이 가격에 진정한 가성비입니다. 원래 오디오가 모든 수치 값을 후하게 주고 평가도 잘 해주는 편이라 가성비라는 말을 아끼지만 이건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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